이 불행한 남자를 보라. 헨리 카빌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운 나쁜 배우였다. 심지어 영국 영화지 < 엠파이어 > 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라고 명명했을 정도다. 그가 얼마나 운이 나쁜가 하면… 잠깐. 그가 운이 좋건 나쁘건 간에 대체 헨리 카빌이라는 배우가 어떤 작자냐고? 그는 11월10일 개봉하는 타셈 싱 감독의 그리스 신화 블록버스터 < 신들의 전쟁 > 의 주연이자, 잭 스나이더가 촬영 중인 새로운 '슈퍼맨' 영화 < 맨 오브 스틸 > 에서 슈퍼맨 역할을 맡은 배우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더럽게 운이 좋은 신인배우 아니냐고? 물론 그렇다. 헨리 카빌은 지금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운 햇감자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얼마나 불운한 배우였는지를 먼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헨리 카빌의 팬이라면 손수건을 준비하시라.영국 출신인 헨리 카빌은 케빈 레이놀스가 연출한 2002년작 < 몬테 크리스토 > 로 데뷔했다. 에드몽 당테스도 아니고 페르낭 몬데고도 아닌 조연으로 말이다. 카빌은 이후 영국영화 < 아이 캡처 더 캐슬 > (2003)에서 헨리 토머스의 뒤에서 조연을, < 트리스탄 & 이졸데 > (2006)에서는 제임스 프랑코의 곁에서 조연을, < 스타더스트 > (2007)에서는 찰리 콕스 아래서 조연을 맡았다. 비디오로 직행한 < 헬레이저8: 헬월드 > 는 또 어떤가. 근사한 외모로도 거의 5~6년간을 무명으로 허덕여야 했으니 이만하면 운이 나쁜 게 확실하긴 하지 않은가. 물론 기회는 찾아왔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 Showtime > 채널에서 방영된 TV시리즈 < 튜더스 > 에서 찰스 브랜든 역할을 맡으며 TV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카빌은 "이 드라마로 겨우 미국인들이 나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한다. "덕분에 나는 좀더 팔릴 만한 배우가 되었다."
팔릴 만한 배우라. 맞는 말이다. < 튜더스 > 가 끝내주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할리우드는 헨리 카빌을 데려오려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불운의 그림자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감독
맥지에 의해 새로운 슈퍼맨으로 캐스팅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맥지를 밀어내고 들어온 브라이언 싱어는 헨리 카빌을 밀어내고 브랜든 라우스를 슈퍼맨으로 기용해 < 수퍼맨 리턴즈 > 를 만들었다. 희망은 남아 있었다. <
트와일라잇 > 의 원작자 스테파니 메이어는 에드워드 컬렌 역으로 카빌을 간절히 원하고 지지했다. 정작 기회는 로버트 패틴슨에게 돌아갔다. 카빌이 10대 에드워드를 연기하기에는 너무 늙어 보인다는 이유였다. 패틴슨과의 악연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헨리 카빌은 <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의 세드릭 역할로도 물망에 올랐으나 결과적으로 역할은 패틴슨에게 돌아갔고, 카빌의 불운은 패틴슨의 성공 발판이 됐다. 그게 전부냐고? 카빌은 < 007 카지노 로얄 > 의 가장 강력한
제임스 본드 후보이기도 했다. 마틴 캠벨은 헨리 카빌을 강력하게 밀었으나 좀더 나이 지긋한 제임스 본드를 원했던 제작사는 대니얼 크레이그를 낙점했다. 그게 전부냐고? 심지어 헨리 카빌은 <
배트맨 비긴즈 > 의 브루스 웨인 역할을 마지막 순간에 크리스천 베일에게 뺏겼다. 이만하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 타이틀을 인정할 만하지 않은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