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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12, 2011
'서든어택' 2억원 쏜다!…'챔피언스리그' 참가자 모집
넥슨(대표 서민)은 게임하이(대표 김정준)가 개발한 FPS 게임 '서든어택'의 유저들을 위한 총 상금 2억원의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한국 코카-콜라 네스티가 공식 후원하며 1차 참가 신청을 내달 4일까지 접수한다. 유저들은 종합 부문과 여성 부문(레이디스 리그)으로 나눠 5인 1팀으로 신청하면 되고, 서든어택 클랜 유저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한편 지난해 같은 대회에는 2300여 개의 클랜이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역시 대작! ‘기어스 오브 워3’ 예판 1시간 만에 ‘완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우)는 '기어스 오브 워 3(Gears Of War3)'의 특별한정판이 예약판매 실시 1시간 만에 '완판'되며 대작의 위용을 뽐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정판의 인기에 힘 입어 기어스 오브 워3의 일반판 예약 판매도 25일부터 실시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당초 1주일간 한정판의 예약판매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고객들의 주문 폭주로 1시간 만에 예약판매가 조기 종료됐다.'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총 1,00만 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타이틀이다. 한편 일반판의 가격은 5만 7000원이며 정식 발매 일은 내달 20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정판의 인기에 힘 입어 기어스 오브 워3의 일반판 예약 판매도 25일부터 실시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당초 1주일간 한정판의 예약판매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고객들의 주문 폭주로 1시간 만에 예약판매가 조기 종료됐다.'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총 1,00만 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타이틀이다. 한편 일반판의 가격은 5만 7000원이며 정식 발매 일은 내달 20일이다.

신두영의 보라카이!] FTA가 기똥차다는데 왜 이래, 나와! 外
국회에 물대포가 다시 등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경찰은 물대포를 쐈다. 국회 안도 난리다. FTA 강행 처리에 앞장선 한나라당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회의장 입구를 막고 있는 조승수 의원에게 삿대질을 날리기도 했다. 결국 11월3일 국회 본회의는 취소됐다. 인터넷에서는 한-미 FTA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된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시민검증단은 협정문의 오역을 500건 찾아냈다. 보수언론에서는 괴담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그러니까 따져보자는 거다. 이대로 사인했다가는 크게 후회한다.결국 무죄다. 검찰 궁디를 주~ 차뿌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거였다. 지난 10월31일 법원은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09년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보수언론은 검찰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인 양 떠들어대기 바빴다. 근거없는 표적수사에 희생됐던 한 전 총리는 무죄 선고를 받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한명숙 전 총리님 이제 눈물을 거두고 검찰 개혁에 앞장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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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진의 판판판] ‘슈퍼스타’는 사실상…
슈퍼스타 K > 의 'K'가 '콩'이라는 농담이 있었다. 1회 방영 당시, 협찬사로 참여한 CJ제일제당의 '행복한 콩' 두부 때문이었다. 합숙을 하는 참가자들은 틈만 나면 그 두부를 먹었다. 그런가 하면 < 슈퍼스타 K2 > 의 K는 (스펠링은 다르지만) 굳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없이 '콜라'였다. 그런데 < 슈퍼스타 K3 > 에 이르고 보니 K의 정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10월28일 방영된 < 슈퍼스타 K3 > 에서는 톱4에 오른 참가자들이 CJ E & M이 투자한 영화 < 완득이 > 를 보러갔고(극장은 당연히 CGV), 주연배우들과 함께 무대 인사를 했으며 김윤석과는 따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CJ E & M이 만드는 예능프로그램이 같은 회사가 투자한 영화를 대놓고 홍보한다"고 지적했다. 돌이켜보면 < 슈퍼스타 K2 > 에서 허각은 동료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며 뚜레주르에서 케이크를 샀고, CJ ONE카드로 포인트를 적립했다. 그들의 부엌 찬장에는 CJ제일제당이 만든 햇반을 비롯해 각종 통조림이 가득 차 있었다. < 슈퍼스타 K > 의 '슈퍼스타'는 사실상 CJ인 셈이다.

Friday, November 11, 2011
must10] DVD <졸업> 블루레이 外
1. DVD < 졸업 > 블루레이
스물한살의 벤자민이 미세스 로빈슨의 딸 일레인을 결혼식장에서 데리고 달아난다. 지금까지 CF와 드라마에서 수없이 패러디되는 그 장면이 있는,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 졸업 > 이 블루레이로 선보인다.
2. 한국판 < 크리미널 마인드 > ?
한국판 < 크리미널 마인드 > 를 표방한 < 특수사건전담반 TEN > 이 11월18일부터 OCN에서 방영된다. 잔인하고 난해한 사건은 초동 수사에서부터 특수전담반을 투입해야만 실제 검거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정에서, 특수사건전담반 TEN이 맡는 사건들을 다룬다.
스물한살의 벤자민이 미세스 로빈슨의 딸 일레인을 결혼식장에서 데리고 달아난다. 지금까지 CF와 드라마에서 수없이 패러디되는 그 장면이 있는,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 졸업 > 이 블루레이로 선보인다.
2. 한국판 < 크리미널 마인드 > ?
한국판 < 크리미널 마인드 > 를 표방한 < 특수사건전담반 TEN > 이 11월18일부터 OCN에서 방영된다. 잔인하고 난해한 사건은 초동 수사에서부터 특수전담반을 투입해야만 실제 검거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정에서, 특수사건전담반 TEN이 맡는 사건들을 다룬다.

댓글뉴스] 2011 런던한국영화제 개최 外
2011 런던한국영화제가 11월3일부터 24일까지 런던에서 열린다
=개막작 < 최종병기 활 > 을 비롯해 < 부당거래 > < 써니 > < 만추 > < 고지전 > < 황해 > < 마당을 나온 암탉 > 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를 상영한다. 한국영화가 그리운 런던의 한국 분들, 영화제 한번 찾으시길.
- < 도가니 > 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15세 관람가 2차 재심의를 청구했다제작사는 "청소년들의 관람 희망이 쇄도하고 부모님들도 자녀들의 관람을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었다"고 재심의 청구 배경을 밝혔다. "성적 수위를 조절하고, 상영시간상 본편에서 제외했던 정의로운 장면을 삽입하는 등 재편집했다"고.
=개막작 < 최종병기 활 > 을 비롯해 < 부당거래 > < 써니 > < 만추 > < 고지전 > < 황해 > < 마당을 나온 암탉 > 등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를 상영한다. 한국영화가 그리운 런던의 한국 분들, 영화제 한번 찾으시길.
- < 도가니 > 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15세 관람가 2차 재심의를 청구했다제작사는 "청소년들의 관람 희망이 쇄도하고 부모님들도 자녀들의 관람을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내주었다"고 재심의 청구 배경을 밝혔다. "성적 수위를 조절하고, 상영시간상 본편에서 제외했던 정의로운 장면을 삽입하는 등 재편집했다"고.

[이 사람] 전설의 애니메이터, 존 머스커가 옵니다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PISAF)이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개막을 하루 앞둔 11월3일, 김성일 프로그래머는 마라톤 회의에 언론들 인터뷰까지 겹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양이다. "오늘 갑자기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우리 영화제가 국제적으로는 인정받는 편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미비하다. 한국에서는 소수의 마니아만 있는 정도다. 그래서 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영화제 개막 전날이기 때문에 주요 게스트들을 픽업하는 것도 주요한 일이고." 말문을 연 그의 목소리에는 영화제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물씬 묻어난다. 그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것처럼 영화제의 이모저모에 관해 척척 설명해내간다. 일단은 게스트 자랑이다. "올해 심사위원장으로 오는 존 머스커는 < 인어공주 > 를 만든 전설적인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다. 현존하는 디즈니 애니메이터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손님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이낙스의 설립자 야마가 히로유키도 온다. 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열 계획이다."가만히 듣고 있자니 내실있는 영화제라는 건 바로 알겠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든다. 애니메이션 거장의 작품들과 동세대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즐비한데 왜 영화제의 이름은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일까. "영화제의 핵심인 경쟁부문이 학생들 작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정하게 학교에 적을 두기만 한다면 초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제한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본선에 오른 적은 없다. (웃음)" 일목요연하게 영화제를 설명하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알고보니 의외로 "다큐멘터리 전공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일찍부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이름난 전문가였고 다큐와 실사의 하이브리드 장르에도 능통한 모양이다. PISAF 프로그래머로 일하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 혹시 장기적인 계획이… 라고 운을 떼자마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한다.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가 있다. 안시영화제가 그중 하나인데, 우리 영화제를 아시아의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로 만드는 것이 장기계획이다."

국내뉴스] 시네필의 일용할 양식
불법 복제 DVD로 할리우드 고전영화를 본 영화 팬들은 극장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클래식 필름즈 in CGV'(주최 CGV 무비꼴라쥬)가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 애수 > < 카사블랑카 > < 에덴의 동쪽 > < 사랑은 비를 타고 >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등 할리우드 고전영화 10편을 국내 최초로 필름으로 상영한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하는 CGV 무비꼴라쥬 이원재 프로그래머는 "이번 상영작 모두 미국 개봉 당시 상영된 필름의 최종 버전이다. 그간 시네마테크나 기획전에서 할리우드 고전영화를 디지털 버전으로 상영했다는 점에서 이번 필름 상영은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래식 필름즈 in CGV는 10월27일부터 11월9일까지 CGV압구정·영등포에서, 11월10일부터 23일까지 CGV목동·오리, 11월24일부터 30일까지 CGV센텀시티에서 열린다.
액션영화 팬들을 위한 기획전도 있다. 롯데시네마 예술영화전용관 아르떼는 제1회 아르떼월드필름페스티벌을 11월17일부터 20일까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센텀시티에서 연다. 브라질의 < 엘리트 스쿼드2 > , 인도네시아의 < 메란타우 > , 베트남의 < 클래쉬 > , 멕시코의 < 남쪽의 제왕 > 등 세계 각국 액션영화 8편이 상영되는데, 대부분 극장 미개봉작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11월2일부터 7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인 유대얼 감독의 < 에튀드, 솔로 > 와 오스발도 몬타뇨, 안드레스 크루스 공동감독의 < 마틴 > 을 비롯해 국제경쟁부문 35개국 54편 등 국내외 여러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다(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http://www.aisff.org/) 참조). 이번 가을에는 영화로 마음의 양식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신들의 전쟁

< 맨 오브 스틸 > 은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먼저 타셈 싱의 < 신들의 전쟁 > 으로 이 새로운 스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 신들의 전쟁 > 은 그리스 테세우스 신화에 느슨하게 기반을 둔 영화다. 복잡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헨리 카빌은 거인족 왕 히페리온(미키 루크)을 물리치고 에피루스의 활과 그리스를 구하라는 제우스(루크 에반스)의 명을 받은 영웅 테세우스를 연기한다. 그는 프리다 핀토와 스티븐 도프를 양옆에 끼고 완벽하게 세팅된 블루 스크린 앞에서 < 300 > 스타일의 복근으로 < 300 > 스타일의 액션을 펼치게 된다. 헨리 카빌은 테세우스 역할을 이렇게 설명한다. "테세우스는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동시에 사회를 거부하는 인물이다. 동시에 그는 지적인 남자다.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도리어 질문을 던지는, 그런 남자 말이다." 지적인 것도 좋긴 하다만, 헨리 카빌에게 정말로 중요한 건 < 300 > 으로 스타 자리에 오른 제라드 버틀러의 전례를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하루 14시간 운동을 통해 배에 새겨놓은 에이트팩("감독이 저에게 에이트팩을 만들라더군요. 식스팩이 아니라 에이트팩")이라면 헨리 카빌의 이름이 관객 두뇌 속에 조각처럼 새겨질 건 보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감독 타셈 싱은 < 신들의 전쟁 > 을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가 < 파이트 클럽 > 을 만났을 때"라고 설명한다. 이걸 달리 말하자면 극도로 유미주의적인 손길로 헨리 카빌의 육체를 스크린에 전시할 거란 소리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조그마한 섬에서 태어났고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군인이 됐을 것"이라 말하는 이 칠전팔기의 스타는 오랜 불운의 구렁텅이를 딛고 마침내 정상 직전에 도달했다. 그것도 그리스 신화의 영웅과 전설적인 슈퍼히어로를 연기할 수 있는 육체의 아름다움만으로 말이다. 그가 오랜 불운을 반면교사삼아 공손하고 겸손하게 성공을 자축하리라 예상한다면, 당신은 틀렸다. 헨리 카빌이 두 블록버스터 대작의 개런티로 처음 산 물건은 애스턴 마틴의 스포츠카다. "에라이 좋아. 그냥 나를 위해 한판 질러보자고… 라는 마음으로 구입했다"는 말을 들어보라. 어쩌면 우리는 스티브 매퀸의 재림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헨리 카빌] 불운을 극복한 사나이
이 불행한 남자를 보라. 헨리 카빌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운 나쁜 배우였다. 심지어 영국 영화지 < 엠파이어 > 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라고 명명했을 정도다. 그가 얼마나 운이 나쁜가 하면… 잠깐. 그가 운이 좋건 나쁘건 간에 대체 헨리 카빌이라는 배우가 어떤 작자냐고? 그는 11월10일 개봉하는 타셈 싱 감독의 그리스 신화 블록버스터 < 신들의 전쟁 > 의 주연이자, 잭 스나이더가 촬영 중인 새로운 '슈퍼맨' 영화 < 맨 오브 스틸 > 에서 슈퍼맨 역할을 맡은 배우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더럽게 운이 좋은 신인배우 아니냐고? 물론 그렇다. 헨리 카빌은 지금 할리우드의 가장 뜨거운 햇감자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얼마나 불운한 배우였는지를 먼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헨리 카빌의 팬이라면 손수건을 준비하시라.영국 출신인 헨리 카빌은 케빈 레이놀스가 연출한 2002년작 < 몬테 크리스토 > 로 데뷔했다. 에드몽 당테스도 아니고 페르낭 몬데고도 아닌 조연으로 말이다. 카빌은 이후 영국영화 < 아이 캡처 더 캐슬 > (2003)에서 헨리 토머스의 뒤에서 조연을, < 트리스탄 & 이졸데 > (2006)에서는 제임스 프랑코의 곁에서 조연을, < 스타더스트 > (2007)에서는 찰리 콕스 아래서 조연을 맡았다. 비디오로 직행한 < 헬레이저8: 헬월드 > 는 또 어떤가. 근사한 외모로도 거의 5~6년간을 무명으로 허덕여야 했으니 이만하면 운이 나쁜 게 확실하긴 하지 않은가. 물론 기회는 찾아왔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 Showtime > 채널에서 방영된 TV시리즈 < 튜더스 > 에서 찰스 브랜든 역할을 맡으며 TV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카빌은 "이 드라마로 겨우 미국인들이 나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한다. "덕분에 나는 좀더 팔릴 만한 배우가 되었다."
팔릴 만한 배우라. 맞는 말이다. < 튜더스 > 가 끝내주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할리우드는 헨리 카빌을 데려오려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불운의 그림자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감독 맥지에 의해 새로운 슈퍼맨으로 캐스팅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맥지를 밀어내고 들어온 브라이언 싱어는 헨리 카빌을 밀어내고 브랜든 라우스를 슈퍼맨으로 기용해 < 수퍼맨 리턴즈 > 를 만들었다. 희망은 남아 있었다. < 트와일라잇 > 의 원작자 스테파니 메이어는 에드워드 컬렌 역으로 카빌을 간절히 원하고 지지했다. 정작 기회는 로버트 패틴슨에게 돌아갔다. 카빌이 10대 에드워드를 연기하기에는 너무 늙어 보인다는 이유였다. 패틴슨과의 악연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헨리 카빌은 <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의 세드릭 역할로도 물망에 올랐으나 결과적으로 역할은 패틴슨에게 돌아갔고, 카빌의 불운은 패틴슨의 성공 발판이 됐다. 그게 전부냐고? 카빌은 < 007 카지노 로얄 > 의 가장 강력한 제임스 본드 후보이기도 했다. 마틴 캠벨은 헨리 카빌을 강력하게 밀었으나 좀더 나이 지긋한 제임스 본드를 원했던 제작사는 대니얼 크레이그를 낙점했다. 그게 전부냐고? 심지어 헨리 카빌은 < 배트맨 비긴즈 > 의 브루스 웨인 역할을 마지막 순간에 크리스천 베일에게 뺏겼다. 이만하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 타이틀을 인정할 만하지 않은가.
팔릴 만한 배우라. 맞는 말이다. < 튜더스 > 가 끝내주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할리우드는 헨리 카빌을 데려오려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불운의 그림자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감독 맥지에 의해 새로운 슈퍼맨으로 캐스팅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맥지를 밀어내고 들어온 브라이언 싱어는 헨리 카빌을 밀어내고 브랜든 라우스를 슈퍼맨으로 기용해 < 수퍼맨 리턴즈 > 를 만들었다. 희망은 남아 있었다. < 트와일라잇 > 의 원작자 스테파니 메이어는 에드워드 컬렌 역으로 카빌을 간절히 원하고 지지했다. 정작 기회는 로버트 패틴슨에게 돌아갔다. 카빌이 10대 에드워드를 연기하기에는 너무 늙어 보인다는 이유였다. 패틴슨과의 악연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헨리 카빌은 <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의 세드릭 역할로도 물망에 올랐으나 결과적으로 역할은 패틴슨에게 돌아갔고, 카빌의 불운은 패틴슨의 성공 발판이 됐다. 그게 전부냐고? 카빌은 < 007 카지노 로얄 > 의 가장 강력한 제임스 본드 후보이기도 했다. 마틴 캠벨은 헨리 카빌을 강력하게 밀었으나 좀더 나이 지긋한 제임스 본드를 원했던 제작사는 대니얼 크레이그를 낙점했다. 그게 전부냐고? 심지어 헨리 카빌은 < 배트맨 비긴즈 > 의 브루스 웨인 역할을 마지막 순간에 크리스천 베일에게 뺏겼다. 이만하면 '할리우드에서 가장 불운한 배우' 타이틀을 인정할 만하지 않은가.

who are you] 여진구
-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 에서 장혁의 아역 똘복을 맡았는데 드라마 < 타짜 > 에서도 장혁의 아역이었다. 묘한 인연이다.
=장혁 형이랑 두 작품을 같이 해서 약간 친한데 < 뿌리깊은 나무 > 에 형이 출연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더 반가웠다. 하지만 서로 촬영 스케줄이 달라서 얼굴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다행히 똘복에서 채윤으로 성장하는 장면이 있어서 장혁 형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형이 촬영장에서 액션 지도도 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장혁 형이랑 두 작품을 같이 해서 약간 친한데 < 뿌리깊은 나무 > 에 형이 출연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더 반가웠다. 하지만 서로 촬영 스케줄이 달라서 얼굴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다행히 똘복에서 채윤으로 성장하는 장면이 있어서 장혁 형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형이 촬영장에서 액션 지도도 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Cineview] 영화는 영화다
"재미를 위해서 누군가의 인격이 모독되어서는 안됩니다."
< 너는 펫 >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한 단체는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유인원이 세계를 지배하는 설정의 < 혹성탈출 > 로 인류가 존엄성을 상실하지 않았고,
가학과 피학이 난무하는 파졸리니의 영화들 때문에 사람들이 SM을 즐기게 된 게 아니듯,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는 법.
여튼 그 덕분에 외려 이 영화가 홍보 효과를 얻게 됐는지도….
< 너는 펫 >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한 단체는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유인원이 세계를 지배하는 설정의 < 혹성탈출 > 로 인류가 존엄성을 상실하지 않았고,
가학과 피학이 난무하는 파졸리니의 영화들 때문에 사람들이 SM을 즐기게 된 게 아니듯,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는 법.
여튼 그 덕분에 외려 이 영화가 홍보 효과를 얻게 됐는지도….

포커스] 함께 경험하는 영화를 위하여
극장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았다. 곧 극장 불이 꺼진 듯 주위가 어두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레이터 배우 엄지원의 목소리가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오로지 그 내레이션에 의지해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의 첫 장면 속 선술집으로 들어섰다. 한쪽 구석에서 한 사내가 혼자 빈 맥주잔을 흔들며 "한잔 더"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배배 꼬인 사내의 말투로 미루어 한두잔째가 아닌 듯했다. 갑자기 '쿵' 하는 굉음이 났다. 무슨 소리지? 궁금증도 잠시, 엄지원의 내레이션이 사내가 바닥에 넘어져 있다고 전해주었다. 앓는 사내의 목소리 뒤로 난데없이 그를 '아빠'라 부르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를 '여보'라 부르는 여인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들은 또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금세 또 방금 등장한 가족은 남자의 상상이었다며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영화를 본다'가 아니라 '영화를 듣는다'는 게 가능할까? 히가시 요이치 감독이 연출한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의 배리어프리(barrier-free) 버전은 가능하다. '장벽 없는 영화'라는 뜻의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가이드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자막이 포함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영화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은 귀로 들으면 되고,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직접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체험해보니 답답한 구석도 없지 않았지만 청각적 정보로만 따진다면 대체적으로 영상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한 사운드였다.
배리어프리영화설립추진위원회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배리어프리 영화 심포지엄을 열어 두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와 함께 상영된 또 한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는 안상훈 감독의 < 블라인드 > 였다. 물론 시각장애인이 '들은' 영화, 청각장애인이 '본' 영화, 비장애인이 '보고 들은' 영화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시각장애인이 본 영화에는 사운드트랙만 존재한다. 청각장애인에게 영화는 언제나 무성영화다. 둘을 합친다고 비장애인이 본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차라리 그들의 동상이몽에 더 의미를 둔 행사였다.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어야겠지만 우선은 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공유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추진위원회 이은경 대표의 뜻이다.
배리어프리 영화, '장벽 없는 영화'라는 뜻
비슷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성센터 황덕경 센터장이 상기한 바대로 "장애인을 위한 영화 해설은 이미 2001년 제1회 장애인영화제에서 < 공동경비구역 JSA > 가 상영된 이후 계속되어온 과제"다. 인권영화제도 비슷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간의 시도와 이번 행사에서 상영된 배리어프리 영화에는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로 외화든 국내작이든 이어폰 라디오 등의 부가 장비를 통해 해설을 참조할 필요가 없도록 한편의 영화 안에 음성 가이드와 자막을 모두 녹여냈다는 점, 두 번째로 실제 영화감독이 배리어프리 버전을 책임지고 연출했다는 점이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는 원작의 감독인 히가시 요이치 감독이 만든 배리어프리 일본어 버전을 양익준 감독이 약간의 수정을 거쳐 한국어 버전으로 탄생시킨 것이고, < 블라인드 > 의 배리어프리 버전은 원래대로 안상훈 감독이 맡았다. 그 결과 나온 두편은 감독의 연출의도를 그대로 살린 해설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리지널 버전의 감독이 만들었다고 해서 훌륭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아니다. 핵심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모두 고려한 균형이다. 어느 쪽의 눈높이에 맞춰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묻는다면 아직 정답은 없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의 히가시 요이치 감독과 같은 영화의 한국어 버전의 양익준 감독, < 블라인드 > 의 안상훈 감독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배리어프리 버전이 "새로운 창작물"로서 비장애인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황덕경 센터장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제2의 창작보다는 정확한 해설을 원한다. 가령 한 TV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이 싸운 뒤 말없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장면을 두고 비 오는 장면으로 오해한 시각장애인도 많았다. 그런 순간이 정말 해설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사실 영화 제작자들은 대부분 비장애인이다. 그들이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의 모법 답안을 정리하려다보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시각장애인인 오오고치 나오유키 박사의 다소 파격적인 견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쿄대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연구 중인 그는 장애인을 위한 정보 보장을 두 차원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점자, 수화에 대한 정보 보장은 필요하다. 장애인에게 중요한 언어니까. 하지만 오락 장르에서의 장애인만을 위한 정보 보장은 반대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독의 것이라 생각한다. 객관적안 해설이란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들은 각자 자신의 영화를 열심히 만들면 되고, 우리 장애인들은 '이 감독은 좋아, 저 감독은 싫어' 열심히 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웃음)" 그것이 일반 관객이고 싶은 장애인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배리어프리 영화가 극복해야 할 배리어가 무엇인지 점검하는 일이다.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같은 신체적 장애, 상영관 주변의 문턱이나 계단 같은 물리적 장애만이 장애물은 아니다. 진짜 장애물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동정적 시혜의식이다.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가 반대로 비장애인에게 배리어가 될 수도 있다. 비장애인 관객이 '안 보이고 안 들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영화니까 해설이나 자막이 거슬려도 말하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이고 들리는 입장에서 어떤 문제점을 느꼈는지 솔직히 말해주어야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이 오오고치 박사의 지적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안타깝지만 한국의 환경은 시혜마저 아쉬운 상황이다. 일본은 그나마 장애인 복지를 담당하는 후생성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대기업의 사회적 공헌사업 투자를 통해 매년 꾸준히 4∼5편씩 배리어프리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정부는 물론 대기업의 관심을 끌기마저 쉽지 않다. 황덕경 센터장은 근본적 의식변화 없이는 배리어프리가 "상징적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다. 그의 말대로 "배리어프리 버전도 상영 권리를 둘러싸고 저작권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겠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권리가 저작권보다 상위 개념이다. 제작사, 배급사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추진위원회는 11월2일 국회 상영도 준비 중이다. "정부가 먼저 움직여주고 기업들도 따라 움직여주면 좋겠다"는 것이 이은경 대표의 바람인다. 과연 새바람이 불지 신중하게 지켜볼 일이다.
배리어프리영화설립추진위원회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배리어프리 영화 심포지엄을 열어 두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를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와 함께 상영된 또 한편의 배리어프리 영화는 안상훈 감독의 < 블라인드 > 였다. 물론 시각장애인이 '들은' 영화, 청각장애인이 '본' 영화, 비장애인이 '보고 들은' 영화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시각장애인이 본 영화에는 사운드트랙만 존재한다. 청각장애인에게 영화는 언제나 무성영화다. 둘을 합친다고 비장애인이 본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차라리 그들의 동상이몽에 더 의미를 둔 행사였다.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어야겠지만 우선은 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공유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추진위원회 이은경 대표의 뜻이다.
배리어프리 영화, '장벽 없는 영화'라는 뜻
비슷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성센터 황덕경 센터장이 상기한 바대로 "장애인을 위한 영화 해설은 이미 2001년 제1회 장애인영화제에서 < 공동경비구역 JSA > 가 상영된 이후 계속되어온 과제"다. 인권영화제도 비슷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간의 시도와 이번 행사에서 상영된 배리어프리 영화에는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로 외화든 국내작이든 이어폰 라디오 등의 부가 장비를 통해 해설을 참조할 필요가 없도록 한편의 영화 안에 음성 가이드와 자막을 모두 녹여냈다는 점, 두 번째로 실제 영화감독이 배리어프리 버전을 책임지고 연출했다는 점이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는 원작의 감독인 히가시 요이치 감독이 만든 배리어프리 일본어 버전을 양익준 감독이 약간의 수정을 거쳐 한국어 버전으로 탄생시킨 것이고, < 블라인드 > 의 배리어프리 버전은 원래대로 안상훈 감독이 맡았다. 그 결과 나온 두편은 감독의 연출의도를 그대로 살린 해설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리지널 버전의 감독이 만들었다고 해서 훌륭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아니다. 핵심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모두 고려한 균형이다. 어느 쪽의 눈높이에 맞춰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묻는다면 아직 정답은 없다. < 술이 깨면 집에 가자 > 의 히가시 요이치 감독과 같은 영화의 한국어 버전의 양익준 감독, < 블라인드 > 의 안상훈 감독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 배리어프리 버전이 "새로운 창작물"로서 비장애인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황덕경 센터장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제2의 창작보다는 정확한 해설을 원한다. 가령 한 TV드라마에서 남녀주인공이 싸운 뒤 말없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장면을 두고 비 오는 장면으로 오해한 시각장애인도 많았다. 그런 순간이 정말 해설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사실 영화 제작자들은 대부분 비장애인이다. 그들이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의 모법 답안을 정리하려다보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시각장애인인 오오고치 나오유키 박사의 다소 파격적인 견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쿄대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연구 중인 그는 장애인을 위한 정보 보장을 두 차원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점자, 수화에 대한 정보 보장은 필요하다. 장애인에게 중요한 언어니까. 하지만 오락 장르에서의 장애인만을 위한 정보 보장은 반대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독의 것이라 생각한다. 객관적안 해설이란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들은 각자 자신의 영화를 열심히 만들면 되고, 우리 장애인들은 '이 감독은 좋아, 저 감독은 싫어' 열심히 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웃음)" 그것이 일반 관객이고 싶은 장애인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배리어프리 영화가 극복해야 할 배리어가 무엇인지 점검하는 일이다.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같은 신체적 장애, 상영관 주변의 문턱이나 계단 같은 물리적 장애만이 장애물은 아니다. 진짜 장애물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동정적 시혜의식이다.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가 반대로 비장애인에게 배리어가 될 수도 있다. 비장애인 관객이 '안 보이고 안 들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영화니까 해설이나 자막이 거슬려도 말하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이고 들리는 입장에서 어떤 문제점을 느꼈는지 솔직히 말해주어야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이 오오고치 박사의 지적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안타깝지만 한국의 환경은 시혜마저 아쉬운 상황이다. 일본은 그나마 장애인 복지를 담당하는 후생성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대기업의 사회적 공헌사업 투자를 통해 매년 꾸준히 4∼5편씩 배리어프리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정부는 물론 대기업의 관심을 끌기마저 쉽지 않다. 황덕경 센터장은 근본적 의식변화 없이는 배리어프리가 "상징적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다. 그의 말대로 "배리어프리 버전도 상영 권리를 둘러싸고 저작권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겠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권리가 저작권보다 상위 개념이다. 제작사, 배급사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추진위원회는 11월2일 국회 상영도 준비 중이다. "정부가 먼저 움직여주고 기업들도 따라 움직여주면 좋겠다"는 것이 이은경 대표의 바람인다. 과연 새바람이 불지 신중하게 지켜볼 일이다.

[트위터 뉴스] 박영석 대장님,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外
< 남극일기 > 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 유지태, 박희순이 11월1일 박영석 대장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박영석 대장은 < 남극일기 > 에서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바 있는데요. 유지태씨는 " < 남극일기 > 를 찍을 때 '그 길'을 걷는 박영석 대장과 그의 팀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지만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금 내가 도전하려는 것을 대입하니 그 이해의 언저리에 조금 다가간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석 대장님,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전 국무총리가 10월31일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변호인단에 속한 영화사 봄 조광희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검찰을 비난했습니다. "쉬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면 상대를 한번도 맞히지 못해도 판정승할 수 있다고 믿는 권투 선수가 있다. 그가 경기에 지자 심판에게 항의까지 한다. 자신이 라운드마다 다운당한 건 기억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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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r it] <디스 민스 워> This Means War
[댓글뉴스] 휴 그랜트도 딸바보 등극 外
그랜트도 딸바보 등극
=배우 휴 그랜트가 아버지가 됐다. 51살에 첫딸을 얻은 휴 그랜트는 더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아이의 엄마는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누드 사진 유출 사건에 스칼렛 요한슨 입 열다
=전남편 라이언 레이놀스에게 보냈던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건을 겪은 스칼렛 요한슨. 그녀는 "나는 나의 몸을 찍기 좋은 가장 좋은 각도를 알고 있다"라고 밝혀 곤란한 사건에 통 크게 대처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새로운 라인업 준비 완료
=테렌스 맬릭 감독의 차기작 두편의 캐스팅이 완료됐다. 먼저 < Lawless > 에는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천 베일,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을 결정했다. 이어 < Knight of Cups > 에도 크리스천 베일과 케이트 블란쳇이 또 한번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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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휴 그랜트가 아버지가 됐다. 51살에 첫딸을 얻은 휴 그랜트는 더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아이의 엄마는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누드 사진 유출 사건에 스칼렛 요한슨 입 열다
=전남편 라이언 레이놀스에게 보냈던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건을 겪은 스칼렛 요한슨. 그녀는 "나는 나의 몸을 찍기 좋은 가장 좋은 각도를 알고 있다"라고 밝혀 곤란한 사건에 통 크게 대처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새로운 라인업 준비 완료
=테렌스 맬릭 감독의 차기작 두편의 캐스팅이 완료됐다. 먼저 < Lawless > 에는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천 베일,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을 결정했다. 이어 < Knight of Cups > 에도 크리스천 베일과 케이트 블란쳇이 또 한번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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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제국의 미래는?
드림웍스의 CEO 제프리 카첸버그가 고민에 빠졌다. 제국을 확장시켜야 하는가, 확장시킨다면 어떻게 확장시켜야 하는가. 요는 배급전략이다. 드림웍스는 그동안 파라마운트에 자사 작품들의 극장 배급을 맡겨왔다. 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2012년으로 다가왔다. 파라마운트의 브래드 그레이는 새로 계약을 체결한다면 기존의 8% 수수료를 상향조정할 심산이지만 카첸버그는 협상 자체를 망설이고 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세 가지 옵션은 다음과 같다. 첫째, 드림웍스 영화는 드림웍스가 직접 배급한다. 이 경우 드림웍스는 마케팅부서와 배급부서를 새로 설립해 자사 영화는 물론 다른 독립영화사나 중소 메이저 영화사의 공동배급까지 대행할 계획이다. 둘째, 파라마운트와 재계약한다. 카첸버그는 이제까지 1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준 파라마운트의 탄탄한 인프라 구조에 신뢰와 만족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편의 수수료 인상 계획에 변함이 없고 다른 대안이 존재하는 한 선택될 확률은 높지 않은 보기다. 셋째, 제3사를 찾는다. 첫 번째나 두 번째 방법이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되면 아예 다른 배급사와 접촉할 수도 있다.
카첸버그는 아직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내년 봄까지는 파라마운트를 포함한 여러 배급사와 논의를 거친 뒤 여름 정도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자기 사업을 자기가 컨트롤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상대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고, 물러서지 않아도 되고, 상대의 필요, 문제, 스케줄 때문에 갈등을 빚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미루어 그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는 대충 알 수 있겠다. 더불어 카첸버그는 올해 초까지 디즈니 배급사장이었던 척 바이앤을 불러들여 배급 활로를 연구 중이다. 극장주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바이앤은 카첸버그에게 최적격의 원군이다. 만약 드림웍스가 배급사로 거듭난다면 2015년에는 디즈니와 계약이 만료되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테이시 스나이더까지 합세해 원년멤버가 다시 뭉칠 가능성도 높다. 방법만이 문제일 뿐 제국은 어쨌든 확장될 듯 보인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세 가지 옵션은 다음과 같다. 첫째, 드림웍스 영화는 드림웍스가 직접 배급한다. 이 경우 드림웍스는 마케팅부서와 배급부서를 새로 설립해 자사 영화는 물론 다른 독립영화사나 중소 메이저 영화사의 공동배급까지 대행할 계획이다. 둘째, 파라마운트와 재계약한다. 카첸버그는 이제까지 1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준 파라마운트의 탄탄한 인프라 구조에 신뢰와 만족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편의 수수료 인상 계획에 변함이 없고 다른 대안이 존재하는 한 선택될 확률은 높지 않은 보기다. 셋째, 제3사를 찾는다. 첫 번째나 두 번째 방법이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되면 아예 다른 배급사와 접촉할 수도 있다.
카첸버그는 아직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내년 봄까지는 파라마운트를 포함한 여러 배급사와 논의를 거친 뒤 여름 정도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자기 사업을 자기가 컨트롤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상대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고, 물러서지 않아도 되고, 상대의 필요, 문제, 스케줄 때문에 갈등을 빚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미루어 그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는 대충 알 수 있겠다. 더불어 카첸버그는 올해 초까지 디즈니 배급사장이었던 척 바이앤을 불러들여 배급 활로를 연구 중이다. 극장주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바이앤은 카첸버그에게 최적격의 원군이다. 만약 드림웍스가 배급사로 거듭난다면 2015년에는 디즈니와 계약이 만료되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테이시 스나이더까지 합세해 원년멤버가 다시 뭉칠 가능성도 높다. 방법만이 문제일 뿐 제국은 어쨌든 확장될 듯 보인다.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국립국어원, 스투피드~
미스터 쟈니 잉글리쉬 안녕하세요.
=쟈니가 뭡니까 쟈니가. 전 영국 남자예요. 그럼 당연히 '쟈니'가 아니라 '조니' 정도로 부르는 게 맞다고요.
-죄송합니다. 이놈의 정부가 좀 그래요. 미쿡에서 주는 거면 독약도 꿀물로 알고, 미쿡에서 하는 발음이면 텍사스 발음도 세련된 발음인 줄 알거든요. 지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인수위원장이라는 여자가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해야 미쿡에서는 알아듣는다더라고요. 직접 가서 발음해보면 오렌지나 어륀지나 똑같이 알아듣거덩요.얼마 전 어떤 국제적인 학회에서는 한 유럽 학자가 연단에 올라가 "과학계의 진정한 공용어는 영어가 아니라 '엉망 영어'(Broken English)다"라고 해서 박수를 받은 적이 있지요. 영어는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통용되는 세계어가 됐다는 소리입니다.
-심지어 그거 아세요? 한국에서 할로윈은 이제부터 핼러윈이라고 표기해야 한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할로윈을 할로윈이라 부르지 못하는 그런 바보 같은 표기법이 어딨답니까.
-그러게 말이에요. 얼마 전 국립국어원이 Halloween을 앞으로는 핼러윈이라 써야 한다고 발표했어요. 그게 더 정확하다나요. 이런 건 돌려서 말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멍청하고 찌질하고 촌스러운 겁니다.
=한국 국립국어원이 영국 대사관에 서한이라도 보낼까 겁납니다. '친애하는 영국인 여러분. 앞으로 한국에서 할로윈은 핼러윈이라고 불러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이제 영국인들은 토마토도 토메이로로, 마돈나도 머대너라고 불러야 한국에서 학원강사 자리라도 알아볼 수 있는 건가.
-저도 영국 갔을 때 다들 마돈나, 토마토라고 한국 표기와 비슷하게 발음하기에 깜짝 놀란 적이 있더랬죠. 미쿡식 발음 따위 별 필요없다고 여긴 것도 그 때문이고요. 그래도 포테이토는 포타토가 아니라는 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네요. 한번은 영국시장에 가서 "두 유 해브 포타토?"했다가….
=쟈니가 뭡니까 쟈니가. 전 영국 남자예요. 그럼 당연히 '쟈니'가 아니라 '조니' 정도로 부르는 게 맞다고요.
-죄송합니다. 이놈의 정부가 좀 그래요. 미쿡에서 주는 거면 독약도 꿀물로 알고, 미쿡에서 하는 발음이면 텍사스 발음도 세련된 발음인 줄 알거든요. 지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인수위원장이라는 여자가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해야 미쿡에서는 알아듣는다더라고요. 직접 가서 발음해보면 오렌지나 어륀지나 똑같이 알아듣거덩요.얼마 전 어떤 국제적인 학회에서는 한 유럽 학자가 연단에 올라가 "과학계의 진정한 공용어는 영어가 아니라 '엉망 영어'(Broken English)다"라고 해서 박수를 받은 적이 있지요. 영어는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통용되는 세계어가 됐다는 소리입니다.
-심지어 그거 아세요? 한국에서 할로윈은 이제부터 핼러윈이라고 표기해야 한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할로윈을 할로윈이라 부르지 못하는 그런 바보 같은 표기법이 어딨답니까.
-그러게 말이에요. 얼마 전 국립국어원이 Halloween을 앞으로는 핼러윈이라 써야 한다고 발표했어요. 그게 더 정확하다나요. 이런 건 돌려서 말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멍청하고 찌질하고 촌스러운 겁니다.
=한국 국립국어원이 영국 대사관에 서한이라도 보낼까 겁납니다. '친애하는 영국인 여러분. 앞으로 한국에서 할로윈은 핼러윈이라고 불러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이제 영국인들은 토마토도 토메이로로, 마돈나도 머대너라고 불러야 한국에서 학원강사 자리라도 알아볼 수 있는 건가.
-저도 영국 갔을 때 다들 마돈나, 토마토라고 한국 표기와 비슷하게 발음하기에 깜짝 놀란 적이 있더랬죠. 미쿡식 발음 따위 별 필요없다고 여긴 것도 그 때문이고요. 그래도 포테이토는 포타토가 아니라는 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네요. 한번은 영국시장에 가서 "두 유 해브 포타토?"했다가….

현실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헤어초크식의 기괴함 <악질경찰>
노장의 귀환이다. 독일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라며 영화사 책에서 먼저 이름을 접했던 그도 1942년생이니까 어느덧 70살이 됐다. "나는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신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그가 만든 대부분의 작품들은 다큐멘터리였고 그나마 2006년 크리스천 베일의 호연이 돋보이는 < 레스큐 던 > 마저 한국에선 개봉하지 못하고 DVD로 직행했다. < 악질경찰 > 은 1992년 아벨 페라라 감독의 수작 중 하나인 < 악질경찰 > (Bad Lieutenant)을 떠올리게 하지만 본격적인 리메이크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슷한 캐릭터의 형사가 등장하지만 사건 전개도 다르고 상황 설정도 다르다. 감독은 기본적인 설정만 남겨놓고 그 뼈대 위에 헤어초크만이 만들 수 있는 헤어초크표 < 악질경찰 > 을 재탄생시켰다.
< 악질경찰 > 의 도입부는 감독의 스타일과 그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한다. 영화의 첫 장면, 뱀 한 마리가 물 위를 유유히 유영하고 있다. 그 뱀이 활보하고 있는 곳은 강이 아니라 경찰서 안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휩쓴 직후 대자연의 힘 앞에서 시민들을 지켜야 하는 경찰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초토화됐다. '위험'이라고 적힌 플라스틱 통은 제멋대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경찰서의 빨간 경고등은 퇴폐한 밤거리의 네온사진처럼 물 위에 비쳐 반짝인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가치와 기준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자연은 경계를 허물고 구치소까지 물은 차오른다. 형사 테렌스 맥도나(니콜라스 케이지)는 똥물 때문에 명품 팬티를 버리기 싫다며 물속에 갇힌 재소자를 구하는 것을 꺼려하고 그의 목숨을 놓고 동료와 내기를 한다. 이미 기능을 상실한 경찰서의 똥물 속으로 결국 맥도나는 뛰어들고 그는 똥물이 되고 파충류가 된다. 재소자를 구한 공으로 진급까지 하지만 그는 평생 짊어져야 할 요통을 얻었고 고통을 줄이려고 약물에 의존하다 코카인 중독자가 된다. 이후 2시간 동안 영화는 똥물에서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요통과 마약에 찌든 그는 뱀처럼 흐느적거린다. 그의 일그러지고 얼빠진 듯한 표정과 구부정한 자세,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는 파충류와 닮았으며 그것은 곧 헤어초크 영화에 나오는 기괴함과 맞닿는다.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영화의 기괴함에 동물들이 가지는 위상은 각별하다. < 악질경찰 > 에서도 뱀을 비롯해 악어, 이구아나, 물고기 등이 등장한다. 인간의 영토를 침입한 악어는 차에 치이고 TV에선 소가 인간을 공격하고 물고기는 살해당한 아이의 친구였다. 한술 더 떠 이구아나는 버젓이 촬영장에서 촬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자기를 찍는 카메라를 향해 달려든다. 헤어초크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줄기차게 던져왔다. 인간사에 무심한 듯 자연에 카메라를 들이댄 근래의 다큐멘터리에선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장면들에서 우리는 인간의 시점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인간사를 바라보게 된다. 교통사고 장면에서 카메라는 내장이 튀어나온 악어를 보여주다가 하늘로 올라가 시끄러운 인간들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다른 악어의 시점에서 그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아직도 경찰이세요?"라는 질문에 맥도나는 "물고기도 꿈을 꿀까?"라고 자문한다. 인간만이 꾸는 미래에 대한 허망한 꿈, 인간은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하지만 스스로 만든 견고한 시스템의 굴레 안에서 허덕거릴 뿐임을 헤어초크는 병든 인간의 타락을 통해 신랄하게 비웃는다. 그리고 마지막 인상적인 맥도나의 웃음을 통해 그러한 조소를 초탈해버린다.
이러한 노장의 노련함은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해 되묻는다.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을 뒤섞는다. 죽은 사람의 영혼은 살아서 춤을 추고 그 사이를 이구아나가 걸어간다. 맥도나가 파국으로 치닫던 어느 날 갑자기 그를 곤경에 빠뜨린 고소는 취하되고 돈을 벌고 공을 세우고 진급하며 애인은 임신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는 순간 마약에 손을 대는 그는 여전하다. 이러한 장면들은 환상이라기보다는 비현실이다. 감독은 비현실적인 장면을 비현실처럼 찍지 않고 현실처럼 찍어버린다. 예를 들면 촬영장에 이구아나를 갖다놓고 그냥 그걸 다큐멘터리처럼 찍어버리는 식이다. 비현실은 균열된 틈을 비집고 나와 오히려 더 현실이 된다. 헤어초크는 능수능란하게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무엇이며 우리가 보고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 악질경찰 > 의 도입부는 감독의 스타일과 그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한다. 영화의 첫 장면, 뱀 한 마리가 물 위를 유유히 유영하고 있다. 그 뱀이 활보하고 있는 곳은 강이 아니라 경찰서 안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휩쓴 직후 대자연의 힘 앞에서 시민들을 지켜야 하는 경찰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초토화됐다. '위험'이라고 적힌 플라스틱 통은 제멋대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경찰서의 빨간 경고등은 퇴폐한 밤거리의 네온사진처럼 물 위에 비쳐 반짝인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가치와 기준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자연은 경계를 허물고 구치소까지 물은 차오른다. 형사 테렌스 맥도나(니콜라스 케이지)는 똥물 때문에 명품 팬티를 버리기 싫다며 물속에 갇힌 재소자를 구하는 것을 꺼려하고 그의 목숨을 놓고 동료와 내기를 한다. 이미 기능을 상실한 경찰서의 똥물 속으로 결국 맥도나는 뛰어들고 그는 똥물이 되고 파충류가 된다. 재소자를 구한 공으로 진급까지 하지만 그는 평생 짊어져야 할 요통을 얻었고 고통을 줄이려고 약물에 의존하다 코카인 중독자가 된다. 이후 2시간 동안 영화는 똥물에서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요통과 마약에 찌든 그는 뱀처럼 흐느적거린다. 그의 일그러지고 얼빠진 듯한 표정과 구부정한 자세,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는 파충류와 닮았으며 그것은 곧 헤어초크 영화에 나오는 기괴함과 맞닿는다.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영화의 기괴함에 동물들이 가지는 위상은 각별하다. < 악질경찰 > 에서도 뱀을 비롯해 악어, 이구아나, 물고기 등이 등장한다. 인간의 영토를 침입한 악어는 차에 치이고 TV에선 소가 인간을 공격하고 물고기는 살해당한 아이의 친구였다. 한술 더 떠 이구아나는 버젓이 촬영장에서 촬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자기를 찍는 카메라를 향해 달려든다. 헤어초크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줄기차게 던져왔다. 인간사에 무심한 듯 자연에 카메라를 들이댄 근래의 다큐멘터리에선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장면들에서 우리는 인간의 시점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인간사를 바라보게 된다. 교통사고 장면에서 카메라는 내장이 튀어나온 악어를 보여주다가 하늘로 올라가 시끄러운 인간들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다른 악어의 시점에서 그 장면을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아직도 경찰이세요?"라는 질문에 맥도나는 "물고기도 꿈을 꿀까?"라고 자문한다. 인간만이 꾸는 미래에 대한 허망한 꿈, 인간은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하지만 스스로 만든 견고한 시스템의 굴레 안에서 허덕거릴 뿐임을 헤어초크는 병든 인간의 타락을 통해 신랄하게 비웃는다. 그리고 마지막 인상적인 맥도나의 웃음을 통해 그러한 조소를 초탈해버린다.
이러한 노장의 노련함은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삶과 인간 존재에 대해 되묻는다.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을 뒤섞는다. 죽은 사람의 영혼은 살아서 춤을 추고 그 사이를 이구아나가 걸어간다. 맥도나가 파국으로 치닫던 어느 날 갑자기 그를 곤경에 빠뜨린 고소는 취하되고 돈을 벌고 공을 세우고 진급하며 애인은 임신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려는 순간 마약에 손을 대는 그는 여전하다. 이러한 장면들은 환상이라기보다는 비현실이다. 감독은 비현실적인 장면을 비현실처럼 찍지 않고 현실처럼 찍어버린다. 예를 들면 촬영장에 이구아나를 갖다놓고 그냥 그걸 다큐멘터리처럼 찍어버리는 식이다. 비현실은 균열된 틈을 비집고 나와 오히려 더 현실이 된다. 헤어초크는 능수능란하게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무엇이며 우리가 보고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커밍아웃한 아버지와 사색적인 아들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 <비기너스>

올리버와 할은 여러모로 대조적인 사랑을 한다. 첫눈에 반했지만 동거를 시작하면서부터 올리버는 갈등에 휩싸인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가 두려운 그는 결국 애나를 떠나게 만든다. 신문에 낸 구애 광고를 통해 이상형을 만난 할은 자신의 연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까지 포용하는 사랑을 한다. 표면적으로 영화에는 이 두 사람이 나누는 사랑의 양상이 교차되지만 사실은 또 하나의 사랑도 이야기되고 있다. 바로 올리버의 엄마와 아버지의 사랑이다. 게이란 것을 알고도 결혼한 엄마와 그런 아내를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억압한 아버지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서로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을 지켰다. 정신분석학적인 심층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둘의 사랑은 올리버의 정신세계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그려진다.
실제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마이크 밀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 비기너스 > 는 잔잔한 유머와 재기발랄한 이미지를 곳곳에 포진시켜 신선함을 준다. 올리버가 촌철살인 코멘트를 덧붙여 그려내는 그림들, 역사적 순간들을 포착한 스틸 사진들, 콘크리트 담벼락에 몰래 하는 그래피티의 문구들이 그렇다. 여기에 할의 오랜 친구였던 강아지 아더도 영화에 재미를 선사하는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다. 150개의 단어를 이해하는 아더는 중요한 순간 올리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둘은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물론, 아더의 말은 자막으로 번역되어 관객에게 전달된다. < 사운드 오브 뮤직 > 에서 매력적인 중년의 트랩 대령 역으로 등장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노년의 게이로 열연하고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 의 멜라니 로랑이 애나 역을 맡았다. 곁가지의 섬세함에 비하면 중심 스토리인 올리버의 사랑 이야기는 오히려 피상적인 느낌이라 아쉽다.
적극적이며 총명한 배우 송중기의 발견 <티끌모아 로맨스>
옥탑방, 편의점 그리고 고시원은 2000년대 들어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를 점거하다시피한 장소다. 오늘날 젊은 영화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곳이자 그들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이야기를 얻은 공간이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 티끌 모아 로맨스 > 는 가난한, 혹은 돈에 얽매인 20대 후반 남녀의 관계를 바로 그 옹색하고 남루한 자리에서 풀어가는 로맨틱코미디다. 월세가 밀려 길에 나앉게 된 철부지 백수 천지웅(송중기)에게 옆집 옥탑방의 구두쇠 구홍실(한예슬)은 시키는 대로 하면 두달 동안 500만원을 모으게 해주겠노라 제안한다. 지웅은 홍실이 사는 옥상의 텐트로 거처를 옮기고 그렇게 하고 싶은 일만 아는 남자와 해야 할 일만 아는 여자의 별난 동거가 시작된다. 코미디로서 < 티끌 모아 로맨스 > 의 재미는 주로 주인공 커플이 '티끌'을 모으는 오만 가지 방법에서 나온다. 홍실과 지웅은 자본주의 서울의 스캐빈저(scavenger 청소동물)다. 폐품팔이는 기본이고 결혼식 피로연 잔반으로 식량 충당하기, 남의 쓰레기 봉투에 우리집 쓰레기 나눠서 눌러담기 등 백출하는 아이디어는 서글픈 폭소- 희귀한 조합의 감정- 를 자아낸다. 그러나 모든 유머가 적중하진 않아서 예컨대 < 황산벌 > 의 '거시기'를 응용한 듯한 말흐리기 개그는 중요 플롯 포인트를 모호하게 만든다. 영화는 '이륙'하기까지 약간의 인내심을 요구하는데, 이는 주로 홍실이 정확히 지웅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도우려는 의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전달되지 않아서다. 티끌 모아 로맨스 > 는 감정적, 경제적 여유를 박탈당한 우리 사회의 적잖은 20대에게 연애가 사치라는 궁색한 진실을 파고든 눈 밝은 기획이다. 가난은 수많은 사랑영화에 등장하지만 부유한 인물을 끌어들여 위기를 돌파하거나 갈등을 제고하지 않는 경우는 희귀했다. < 티끌 모아 로맨스 > 는 이를테면 좋아하는 여자를 구하러 남자가 강물에 뛰어든 시퀀스를 앰뷸런스 출동비 청구로 마무리짓는, 그런 영화다. 김정환 감독은 연명하기 위해 곁에서 애쓰다보니 연민이 솟고 그러다보니 서로가 어여뻐져 함께하면 고역의 무게가 덜해지리라 믿게 되는 과정을 무난히 그려낸다. 단, 둘의 곤궁은 세대문제로 조명되진 않는다. 지웅은 개인적 태도와 능력, 홍실은 과거사가 직접적 원인으로 끌려나온다. 서브플롯 장면이 주인공끼리 붙는 시퀀스에 비해 현저히 밀도가 낮은 이 영화에서 배우는 중요한 화제다. 홍실이 된 한예슬은 고음부 현악기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호들갑과 불안정함 뒤에 잠복해 있던 신산한 얼굴을 내비친다. 송중기는 명암을 다 보여준다. 적극적이며 총명한 이 배우는 어리바리한 연기에서 장면을 지나치게 파악하고 열연하는 약점을 노출한다. 공표(announce)하는 듯한 발성도 간혹 부담스럽다. 그러나 지웅이 궁지에 몰려 단호해지고 폭발하는 순간 송중기는 설득력을 발하며 빛난다. < 티끌 모아 로맨스 > 는 역설적으로 이 배우가 가진 남성적 장르 연기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설정만으로 충분한 이야기가 무리한 욕심에 무너지다 <너는 펫
너는 펫 > 의 개봉을 앞두고, 남성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 너는 펫 >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 영화가 남성을 '개'로 규정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배했다"며 "재미를 위해 누군가의 인격이 모독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야요이 오가와의 동명 원작은 펫을 길들이려는 주인이 결국 펫에게 길들여지고 마는 애완의 속성이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만화였다. 결국 마음 씀씀이가 더 큰 쪽이 약자인 건 상대가 '개'든 애인이든 마찬가지다. 만화에서 TV드라마로, 그리고 한국영화로 찾아온 < 너는 펫 > 또한 < 우리 결혼했어요 > 를 < TV 동물농장 > 으로 번안한 이야기에 가깝다.스펙과 연봉, 미모 등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여자 은이(김하늘)의 고민은 너무 잘난 자신이다. 직장 동료에게나 애인에게나 부담스러운 존재인 그녀에게는 잘난 그녀를 잘난 대로 살게 해줄 공간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포근한 침대와 따뜻한 물을 찾아다니며 여러 집을 전전하던 댄서 인호(장근석)가 은이의 집으로 들어온다. 남자가 아닌 펫으로 살겠다는 인호의 결심에 그를 키워주기로 한 은이는 그에게 '모모'란 이름을 붙여준다. 이들이 주인과 펫의 관계로 평화롭게 살던 어느 날, 은이의 첫사랑이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주인의 관심이 옮겨가자, 모모는 애완동물답게 심술을 부리기 시작한다.
영화 < 너는 펫 > 은 총 14편의 원작 만화에서 1편을 확장시켰다. 몇몇 설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사실상 원작의 스미레와 모모, 스미레의 첫사랑인 하스미가 벌이는 삼각관계가 영화의 주된 이야기다. 러닝타임의 제한상 원작만큼은 아니어도 주인과 펫의 관계가 종종 남녀의 관계를 오가는 긴장은 영화에도 담겨 있다. 하지만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와는 별개로 < 너는 펫 > 은 그다지 많은 웃음이 드러나지 않는 로맨틱코미디다. 원작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삼각관계라는 단순한 구도로 정리했지만 오히려 단순한 이야기를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생겨난 각색과 연출의 기술적인 오차 때문인 듯 보인다. 영화는 이야기의 사이사이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메우고 있지만 대부분 정리를 하지 않고 성급히 넘어가는 장면들인 탓에 웃어야 할지, 감동을 받아야 할지 애매한 순간이 많다. 모모와 첫사랑 사이에서 느끼는 은이의 갈등이 종종 뜬금없어 보이는 것도, 주변 인물들을 연기하는 조연들의 생기가 없는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장근석은 < 너는 펫 > 의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한류 관객을 의식한 듯 그가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꽤 비중있게 들어가 있지만 이야기와 상관없이 고려된 비중은 영화의 단순한 구도마저 흔들어놓는다. 무엇보다 장근석만을 위해 만든 이런 장면들은 관객의 성별과 그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설정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야기가 무리한 욕심에 무너진 아쉬운 사례다.
영화 < 너는 펫 > 은 총 14편의 원작 만화에서 1편을 확장시켰다. 몇몇 설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사실상 원작의 스미레와 모모, 스미레의 첫사랑인 하스미가 벌이는 삼각관계가 영화의 주된 이야기다. 러닝타임의 제한상 원작만큼은 아니어도 주인과 펫의 관계가 종종 남녀의 관계를 오가는 긴장은 영화에도 담겨 있다. 하지만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와는 별개로 < 너는 펫 > 은 그다지 많은 웃음이 드러나지 않는 로맨틱코미디다. 원작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삼각관계라는 단순한 구도로 정리했지만 오히려 단순한 이야기를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생겨난 각색과 연출의 기술적인 오차 때문인 듯 보인다. 영화는 이야기의 사이사이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메우고 있지만 대부분 정리를 하지 않고 성급히 넘어가는 장면들인 탓에 웃어야 할지, 감동을 받아야 할지 애매한 순간이 많다. 모모와 첫사랑 사이에서 느끼는 은이의 갈등이 종종 뜬금없어 보이는 것도, 주변 인물들을 연기하는 조연들의 생기가 없는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장근석은 < 너는 펫 > 의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한류 관객을 의식한 듯 그가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꽤 비중있게 들어가 있지만 이야기와 상관없이 고려된 비중은 영화의 단순한 구도마저 흔들어놓는다. 무엇보다 장근석만을 위해 만든 이런 장면들은 관객의 성별과 그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설정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야기가 무리한 욕심에 무너진 아쉬운 사례다.

현실의 경제적인 곤경과 청춘의 낭만 <려수
'여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여수라는 지리적 공간이 환기하는 정서적 울림이 등장인물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각기 사연을 안고 있는 20대 남녀 대학생이 여수에서 만나 동행이 되고 서로를 위로하는 로드무비로 초반보다는 뒤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는다. 복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퀵서비스 일을 하는 철수(정의철)는 노숙자의 유골함을 전달해주기 위해 여수행 고속버스에 오른다. 모두가 꺼려하는 이 일은 시에서 의뢰받는 것인데 하필 아버지 제삿날인 오늘 철수 차례가 됐다. 여수 대합실에서 깜박 잠이 든 철수는 잠에서 깨자 황당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유골함은 온데간데없고 갓난아이가 옆에 누워 있는 것이다. 아이를 안고 유실물센터로 경찰서로 동분서주하던 철수는 어쩔 수 없이 임시 보호자 역을 떠맡는다. 돌산대교에서 시간을 보내던 철수는 드디어 아이 엄마(고준희)에게 연락을 받는다. 처음에는 화를 내던 철수는 자기 또래의 아이 엄마에게 연민을 느끼고 둘은 유골함을 전달하려 함께 떠난다. 하지만 유가족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아 시간은 늦어지고 둘은 예정된 출발 시간을 넘기고 만다.
오토바이 가게 하나 차리는 것이 꿈인 남자 대학생과 소설가가 희망인 여자 대학생이 국토의 남단까지 몰리게 된 척박한 현실을 조용히 강조한다. 상처 입은 청춘끼리 낯선 공간에서 조우하는 낭만적인 정서가 청춘을 압박하는 경제적인 곤경이라는 밑그림 위에 펼쳐지는 영화다. 사건 설정이 다소 어설프고 두 사람의 내면과 행보가 너무 따뜻해서 모범답안 같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여수를 한껏 떠돌다 돌아가는 묘미가 있다. 돌아가는 길에는 "여수는 여수(旅愁)를 부른다"라고 두 사람이 번갈아 썼던 낙서가 따라온다.
오토바이 가게 하나 차리는 것이 꿈인 남자 대학생과 소설가가 희망인 여자 대학생이 국토의 남단까지 몰리게 된 척박한 현실을 조용히 강조한다. 상처 입은 청춘끼리 낯선 공간에서 조우하는 낭만적인 정서가 청춘을 압박하는 경제적인 곤경이라는 밑그림 위에 펼쳐지는 영화다. 사건 설정이 다소 어설프고 두 사람의 내면과 행보가 너무 따뜻해서 모범답안 같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여수를 한껏 떠돌다 돌아가는 묘미가 있다. 돌아가는 길에는 "여수는 여수(旅愁)를 부른다"라고 두 사람이 번갈아 썼던 낙서가 따라온다.

쉽게 예측가능한 밋밋한 공포영화 <퍼틀 그라운드>
'범죄의 온상'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만 보면 < 퍼틀 그라운드 > 는 갱 조직이 총질하고 피가 난무하는 범죄영화로 착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 여자의 심리 공포를 다루는 작은 영화다. 의상 디자이너인 에밀리(레이샤 헤일리)에게 행복은 일상이다. 그는 화가인 남편 네이트(게일 헤롤드)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평소 염원하던 임신도 하게 됐다. 그러나 임신 축하 파티 때 에밀리는 갑자기 하혈해 결국 유산한다. 유산으로 인한 불안의 그림자가 그의 행복한 일상에 드리우는 건 이때부터다. 유산의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에밀리를 위해 네이트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 덕분에 에밀리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두 부부의 새 출발은 성공적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에밀리가 우연히 지하창고에서 전원주택의 주인이었던 윌리엄과 메리의 물건을 발견하면서 두 부부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에게 '이 집에 누군가가 있다'라는 암시를 던짐으로써 전원주택의 비밀을 찾는 데 골몰한다. 그러나 영화 속 전원주택은 어디까지나 맥거핀에 불과하다. 외려 감독은 이 맥거핀을 통해 에밀리의 유산에 대한 공포와 불안 그리고 우울증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데 관심을 보인다. 전원주택의 비밀 가득한 분위기와 에밀리의 복잡한 심리상태가 맞물리면서 영화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하다. 문제는 감독의 의도와 이야기의 전개 방향이 쉽게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작 < 오텁시 > 에 이어 애덤 기에라시 감독의 두 번째 심리공포영화라는 점에서 < 퍼틀 그라운드 > 는 특정 장르에 대한 감독의 고집이 느껴지나 이야기가 다소 심심한 공포영화가 되었다.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에게 '이 집에 누군가가 있다'라는 암시를 던짐으로써 전원주택의 비밀을 찾는 데 골몰한다. 그러나 영화 속 전원주택은 어디까지나 맥거핀에 불과하다. 외려 감독은 이 맥거핀을 통해 에밀리의 유산에 대한 공포와 불안 그리고 우울증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데 관심을 보인다. 전원주택의 비밀 가득한 분위기와 에밀리의 복잡한 심리상태가 맞물리면서 영화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하다. 문제는 감독의 의도와 이야기의 전개 방향이 쉽게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작 < 오텁시 > 에 이어 애덤 기에라시 감독의 두 번째 심리공포영화라는 점에서 < 퍼틀 그라운드 > 는 특정 장르에 대한 감독의 고집이 느껴지나 이야기가 다소 심심한 공포영화가 되었다.

감독 마이크 미첼 / 출연 제이슨 리 목소리 출연 저스틴 롱, 안나 파리스 / 수입·배급 (주)이십세기 폭스코리아 / 개봉 12월15일
편이라니. 쪼그마하고 목소리 거슬리는 다람쥐들이 주연인 영화가 왜 3편이나 만들어졌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이들의 위력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오랫동안 미국 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였던 칩멍크들의 극장용 데뷔작과 두 번째 영화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8억달러라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칩멍크들의 컴백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셈이다. 물론 속편의 법칙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스케일은 커지고 새로운 캐릭터들도 잔뜩 등장한다. 1편에서는 주인공의 집을, 2편에서는 학교를 뒤집어엎었던 칩멍크들은 이제 럭셔리 크루즈 여행에 나섰다가 무인도에 갇히고 만다. < 타이타닉 > 이나 < 반지의 제왕 > 등을 패러디하는 재미는 물론이고, '레이디 가가' 같은 인기 뮤지션들의 노래를 칩멍크 스타일의 목소리로 불러젖히는 재미 역시 여전하단다. 도무지 동심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성인 관객이라면 헬륨가스를 들이마신 저스틴 롱, 안나 파리스의 발랄한 목소리 연기를 기대해보시길.

델리] 발리우드를 넘어 세계로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로 침울한 분위기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던 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에 오랜만에 생기 가득한 바람이 불었다. 10월13일부터 8일간 열린 제13회 뭄바이영화제가 전세계 60개국 200여편의 영화와 10만명 이상의 현지 관객으로 성황을 이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뭄바이영화제 자체적으로는 물론 인도에서 개최되는 기타 영화제들과 비교해 형식과 내용 면에서 큰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먼저 이번 뭄바이영화제의 여러 차별화 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을 꼽으라면 '뭄바이=발리우드'라는 이미지를 깨고 '국제' 영화제로서의 외형을 갖추고자 한 점이다. 지난해까지 뭄바이영화제가 개봉예정이거나 그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를 모은 발리우드 대작들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면 올해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 머니볼 > 로 개막해서 모건 프리먼 주연의 < 돌핀 테일 > 로 막을 내렸고, 영화제를 구성하는 총 9개 섹션 중 휴 허드슨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국제경쟁부문 14편의 영화 홍보에 그 어느 때보다 열성을 보였다(한국인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지난해 배우 윤정희에 이어 올해는 나홍진 감독이 참석했다). 당연하게도 영화제 폐막 이후 현지 언론의 조명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에바 이오네스코 감독,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 마이 리틀 프린세스 > , 심사위원대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세바스티안 필로트 감독의 < 세일즈맨 > ,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마르쿠스 슐레인저 감독의 데뷔작 < 미카엘 > 등에 집중됐다.

장서희] 독기 대신 여유 장전
절룩거림도 아니다. 저벅거림도 아니다. 사진 촬영을 마친 장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단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뒷모습을 담아낼 단어를 쉬이 정하지 못하겠다. 근육 없이 마른 다리가 겨우 하이힐을 들어 옮기듯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그 영상을 멈추면 몸은 중력의 법칙에, 삶은 풍화작용에 내맡긴 여자의 실루엣이 드러날 것이었다. 이제 그녀의 나이 마흔, 반 접어 딱 스물이었다. 그 곱절의 세월을 생각하며 그녀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의아한 기분이 든 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며 막 녹음기 버튼을 눌렀을 때다. 생의 그늘이 조금도 드리워져 있지 않은 낯빛이었다. 관리를 잘한 얼굴이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굴곡에 닳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꼭꼭 숨겨도 주름 사이에 남아 있어야 할 찌꺼기가 보이지 않았다. 드물게 깜빡이는 눈에서는 당장의 피곤도 감지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눈썹과 발가락, 상체와 하체, 머리와 꼬리를 따로 놀릴 줄 아는 배우일 것이다. 그 인상이 드라마의 바스트숏 안에서 나이를 먹은 배우의 모습과 어울렸다.
1980년대, 장서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 뽀뽀뽀 > 의 뽀미 언니였다. 1990년대, 장서희는 이런저런 TV드라마를 인기척 없이 드나들었다. 시쳇말로 그녀의 '포텐이 터진'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2년 < 인어 아가씨 > , 2008년 < 아내의 유혹 > 으로 두번에 걸쳐 그녀는 대중의 인식 속에 복수의 화신으로 자리잡았다. 그녀의 전성기는 꽃다운 20대가 아니라 독기가 풀풀 날리는 30대였다. 그러니 불혹의 나이 마흔에 고른 영화 < 사물의 비밀 > 에서 마흔살의 여교수로 나와 스무살의 남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그녀는 생소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으로 보인다. "한 10년만 늦게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왜 벌써 마흔이냐고"라는 대사는 극중 인물 혜정의 말이기 이전에 온전히 배우 장서희 자신의 말이다. "다른 대사들도 공감 가는 게 많았지만 그 대사는 그냥 제 얘기였어요. 제가 늦깎이였잖아요. 지금은 감사하며 살고 있지만 사람이기에 욕심을 부릴 때도 있잖아요. 마음 한구석에는 이왕이면 더 젊고 예뻤을 때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속상한 마음이 있죠. 농익은 연기, 원숙미, 그런 건 다 위로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젊음이 더 예쁘고 좋잖아요."
1980년대, 장서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 뽀뽀뽀 > 의 뽀미 언니였다. 1990년대, 장서희는 이런저런 TV드라마를 인기척 없이 드나들었다. 시쳇말로 그녀의 '포텐이 터진'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2년 < 인어 아가씨 > , 2008년 < 아내의 유혹 > 으로 두번에 걸쳐 그녀는 대중의 인식 속에 복수의 화신으로 자리잡았다. 그녀의 전성기는 꽃다운 20대가 아니라 독기가 풀풀 날리는 30대였다. 그러니 불혹의 나이 마흔에 고른 영화 < 사물의 비밀 > 에서 마흔살의 여교수로 나와 스무살의 남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그녀는 생소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으로 보인다. "한 10년만 늦게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왜 벌써 마흔이냐고"라는 대사는 극중 인물 혜정의 말이기 이전에 온전히 배우 장서희 자신의 말이다. "다른 대사들도 공감 가는 게 많았지만 그 대사는 그냥 제 얘기였어요. 제가 늦깎이였잖아요. 지금은 감사하며 살고 있지만 사람이기에 욕심을 부릴 때도 있잖아요. 마음 한구석에는 이왕이면 더 젊고 예뻤을 때 인생의 황금기를 맞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속상한 마음이 있죠. 농익은 연기, 원숙미, 그런 건 다 위로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젊음이 더 예쁘고 좋잖아요."

김우택] 영화가 갖는 소통의 즐거움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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